도서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 밀란 쿤데라(이재룡 옮김)

테레자는 다시 문을 열더니 말했다. "당신은 자기 생각만 해. 적어도 이 순간만이라도 카레닌을 생각해 줘. 당신이 자는 카레닌을 깨웠잖아. 카레닌이 다시 신음 소리를 낼 거야."

그녀는 자기 말이 틀렸다는 것을 알았고 (개는 자고 있지 않았다.) 자기가 남의 아픈 곳을 찌르고 싶어 하고 그러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통달한 가장 천박한 여자처럼 행동하고 있음도 알았다. #478

 

카레닌이 개가 아니라 인간이었다면 틀림없이 테레자에게 오래전에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 "이봐, 매일같이 입에 크루아상을 물고 다니는 게 이제 재미없어. 뭔가 다른 것을 찾아 줄 수 있겠어?" 이 말에는 인간에 대한 모든 심판이 담겨 있다. 인간의 시간은 원형으로 돌지 않고 직선으로 나아간다. 행복은 반복의 욕구이기에, 인간이 행복할 수 없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그렇다. 행복은 반복의 욕구라고 테레자는 생각한다. #4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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