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생의 한가운데 - 루이제 린저(전혜린 옮김)

당신도 나와 마찬가지로 인간이 살 가치가 없다는 것을 알고 계세요. 우리는 생의 의미를 물었지요? 그래서는 안 되었는데! 인간은 생의 의미를 물으면 결코 알지 못하게 되지요. 오히려 그걸 묻지 않는 사람만이 생의 의미를 알고 있는 것이에요. #331

 

그러면 나보고 사는 것을 그만두란 말이세요? 내가 여태까지 살아보았던가요? 나는 살고 싶어요. 생의 전부를 사랑해요. 그렇지만 나의 이런 마음을 당신은 이해 못하실 거예요. 당신은 한 번도 살아본 적이 없으니까요. 당신은 생을 피해 갔어요. 당신은 한 번도 위험을 무릅쓴 일이 없어요. 그래서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잃기만 했어요.

니나는 극도로 흥분해 있었다. 당신이 그럼 행복하시나요? 당신은 행복하지 않아요. 행복이 도대체 무엇인지도 모르세요. 그러나 나는 알아요. 그리고 나는 당신이 내 생을 당신 것과 꼭 같은 것으로, 일요일을 망쳐버리는 딱딱하고 힘든 숙제 같은 걸로 만드는 것을 용서하지 않겠어요. 나를 얼마든지 경박하다고 생각하세요. 생에 대한 당신의 공포가 어쩌면 생을 사랑하는 나의 태도보다도 경박할지 몰라요. #361-3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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