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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베르터의 고통 - 요한 볼프강 폰 괴테(정현규 옮김)

아, 자기 자신에 대해 불평을 늘어놓다니, 인간이란 도대체 어떤 존재인지! 사랑하는 빌헬름, 너에게 약속할게. 나는 말이야, 스스로 나를 고쳐 나가겠어. 운명이 우리 앞에 던져 놓은 하찮은 불행에 대해 전처럼 곱씹는 일은 그만둘 거야. 난 현재를 즐길 생각이야. 그리고 과거는 지나간 것으로 내버려 둘 작정이야. #12

 

내가 지금 어린 학생들 앞에서 지구가 둥글다고 되풀이해서 얘기 할 수 있다는 것이 내게 무슨 도움이 되겠어? 지상에서의 삶을 즐기기 위해서는 인간에게 약간의 땅만 있으면 되고, 땅속에 묻힐 때는 그보다 더 적은 땅이면 충분하지. #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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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없는 남자들 - 무라카미 하루키(양윤옥 옮김)

도카이는 말했다. "그녀보다 미모가 빼어난 여자나 그녀보다 몸매가 좋은 여자, 그녀보다 취향이 고상한 여자, 그녀보다 똑똑한 여자도 적잖이 만나봤어요. 하지만 그런 비교는 아무런 의미도 없습니다. 왜냐면 그녀는 내게 특별한 존재니까요. 종합적인 존재라고 하면 적합한 표현일까요. 그녀가 가진 모든 자질이 하나의 중심으로 단단히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 하나하나를 뽑아내 이건 누구보다 못하다느니, 더 좋다느니, 계측하고 분석하기란 불가능해요. 그리고 그 중심에 있는 것이 나를 강하게 끌어당깁니다. 강력한 자석처럼. 그건 논리를 뛰어넘는 일이에요." #독립기관 136-137

 

"…열일곱 살의 내가 그의 어떤 점에 그토록 깊이 빠졌었는지, 그것조차 잘 생각나지 않아. 인생이란 묘한거야. 한때는 엄청나게 찬란하고 절대적으로 여겨지던 것이, 그걸 얻기 위해서라면 모든 것을 내버려도 좋다고까지 생각했던 것이, 시간이 지나면, 혹은 바라보는 각도를 약간 달리하면 놀랄 만큼 빛이 바래 보이는 거야. 내 눈이 대체 뭘 보고 있었나 싶어서 어이가 없어져. 그게 나의 '빈집털이 시대' 이야기야." #셰에라자드 21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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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과 6펜스 – 서머싯 몸(송무 옮김)

아스팔트에서도 백합꽃이 피어날 수 있으리라 믿고 열심히 물을 뿌릴 수 있는 인간은 시인과 성자뿐이 아닐까. #70

 

난 과거를 생각지 않소. 중요한 것은 영원한 현재뿐이지. #112

 

그의 기행(奇行)도 여기에서는 너그럽게 허용되었다. 토박이든 유럽인이든 이곳 사람들은 그를 괴짜로 보긴 했지만, 워낙 괴짜들을 많이 보아온 사람들이라 그럴 수도 있으려니 생각하였던 것이다. 세상은 이상한 짓을 하는 이상한 사람들로 가득 찼다는 것, 사람은 자기 바라는 대로 되는 게 아니라 생겨먹은 대로 된다는 것을 그 사람들은 알고 있는 것 같았다. #2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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