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먼 자들의 도시 - 주제 사라마구
그들은 닫힌 창문을 사납게 두드려댄다. 안에 있던 남자는 소리가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처음에는 이쪽으로, 이어 저쪽으로. 뭐라고 소리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입의 움직임으로 보건대, 어떤 말을 되풀이하고 있는 것 같다. 한 마디가 아니라 세 마디다. 누가 마침내 문을 열었을 때, 그 말은 확인된다. 눈이 안보여.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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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담 보바리 - 귀스타브 플로베르 (김화영 옮김)
그러자 베르토의 기억이 되살아났다. 농장과 질퍽한 늪, 작업복 차림으로 사과나무 밑에 선 부친이 눈에 선했다. 착유장에서 우유 항아리 속의 크림을 손가락으로 끄집어내고 있는 자기 자신의 모습도 옛날 그대로 보였다. 그러나 섬광처럼 번쩍이는 현재로 인하여, 방금까지 그렇게 또렷했던 과거의 생활은 간 곳 없이 사라져 버렸고, 과거에 정말 그렇게 살았었는지 의심스러울 지경이 되었다. 그녀는 거기에 있었다. 그리고 무도회의 주변에는 그 나머지 모든 것을 덮고 있는 어둠뿐이었다. 그때 그녀는 마라스키노 술이 든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었는데 은으로 도금한 조개 모양의 접시를 왼손에 들고 숟가락을 입에 넣은 채 눈을 반쯤 감았다. #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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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에 시작한 4개국어 도전기 - 김원곤
'어느 95세 어른의 수기'
나는 젊었을 때
정말 열심히 일했습니다.
그 결과
나는 실력을 인정받았고 존경을 받았습니다.
그 덕에 63세 때 당당한 은퇴를 할 수 있었쬬.
그런데 지금 95번째 생일에
얼마나 후회의 눈물을 흘렸는지 모릅니다.
내 65년의 생애는 자랑스럽고 떳떳했지만,
이후 30년의 삶은
부끄럽고 후회되고 비통한 삶이었습니다.
나는 퇴직 후 이제 다 살았다,
남은 인생은 그냥 덤이다, 라는 생각으로
그저 고통없이 죽기만을 기다렸습니다.
덧없고.. 희망이 없는 삶
그런 삶을 무려 30년이나 살았습니다.
30년의 시간은
지금 내 나이 95세로 보면
3분의 1에 해당되는 기나긴 시간입니다.
만일 내가 퇴직을 할 때
앞으로 30년을 더 살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
난 정말 그렇게 살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그때 나 스스로가
늙었다고, 뭔가를 시작하기엔 늦었다고
생각했던 것이 큰 잘못이었습니다.
나는 지금 95세이지만 정신이 또렷합니다.
앞으로 10년, 20년을 더 살지 모릅니다.
이제 나는,
하고 싶었던 어학 공부를 시작하려 합니다.
그 이유는 단 한 가지...
10년 후 맞이하게 될 105번째 생일날!
95세 때 왜 아무것도 시작하지 않았는지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 입니다.
-<신동아> 2009년 2월호. 406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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